대부분의 사람에게 노년은 느닷없이 찾아온다.
분명 나이는 한 살씩 순차적으로 먹는데 노년은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불쑥 나타난다.
20~30대 청년기는 물론이고 40~50대 장년기가 되어도 노년이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은 막연하기 짝이 없다.
물론 한번 피어난 꽃은 언젠가는 시들고, 아침이 지나 낮이 오면 나중에 밤이 오는 것처럼,
언젠가 자신도 노인 되고 결국은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쯤은 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아는 것'이지 절감하지 않는다.
......
노년은 도둑처럼 슬그머니 온다.
인생사를 통하여 노년처럼 뜻밖의 일은 없다.
아등바등 바삐 사느라고 늙는 줄 몰랐다.
그래서 누구나 처음에는 자신의 몸속에 진행되는 늙음을 부정하고 거부하려 한다.
늙음의 끝에 죽음이 있기 때문이고,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인생은 그저 오늘 버티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저절로 찾아오는 운명론적 이야기가 아니라고 한다.
삶의 기쁨은 어려움을 참고 살아가다가 어는 날 느닷없이 찾아오는 선물이 아니다.
만약 인간이 영생하는 존재라면 특별한 기쁨도 사라진다.
언제든지 기회는 생기니가 오늘이 소중할 일도 없다.
오늘 하루의 신선함도 의미가 없어진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현실에 불안을 느끼고
현재의 삶을 충분히 즐기기 위한 노력이 생겨난다.
행복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가 결정한다.
'나이 든 채로 산다는 것' 중에서 / 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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