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는 일들이
그저 누사람을 쌓아 올리는
일이라고 해도 말이야
녹아 사라지는 것이
꼭 허망한 일만은 아닐거야
눈사람을 만드는 동안
우리에게 남는 것이 있을 테니까
호호 손을 불어 가며 꼭꼭 눈을 뭉치고
크게 굴려 갈 때이 기대와 설렘
천진한 웃음, 차가운 촉감과
뜨거운 입김도 함께 들어 있잖아
눈사람은 형체도 없이 녹아 버린다고 해도
그 기억은 분명하게 남아 있을 거야
시간이 흘러 떠올려 보았을 때
희미하게 미소 짓게 하는 것,
얼마나 멋진 눈사람을 만들어냈는지도,
얼마나 오래 녹지 않았는지도 아닌
그것을 만들던 추억인걸
'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중에서 / 민미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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