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를 마시며
앞집 감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주홍빛 감들을 보노라면,
이만하면 살 만하지 싶다.
한편으론 홍차의 떫은맛이
땅에 떨어진 설익은 감을 주워 먹었다가
혼쭐이 났던 어린 시절을 되살리면서,
떫은맛을 좋아하는 지금의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싶은데,
입으론 가을은 가을이네, 라고 말한다.
옆에 있던 친구도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그렇네, 가을이네, 라고 말하고.
'차의 기분' 중에서 / 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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