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단한 마음을 찾고 있었다.
폭우가 쏟아져도 떠내려가지 않고,
가시나무에 앉아도 피 흐르지 않는 마음.
그 마음을 찾아 내 심장에 장착하려 있다.
그대가 내게 왔기 때문이었다.
친구들이 한사코 말렸다. 그게 가능한 소리냐고.
단단하게 굳은 심장에 어찌 꽃다운 꽃이 피겠느냐고.
살아 있으니 휩쓸리고 찔리고 부서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피 흘린 지난 사랑 때문에 새로운 사랑을 망치지 말라고.
그들의 말이 옳았다. 나는 내 안의 기억들을 가만히 저어
몽글몽글한 두부꽃처럼 고요하게 가라앉혔다.
지나간 것들이 내게 남긴 깨달음이 있다면, 더운 피는 굳지 않은
말랑말랑한 심장에서 솟구친다는 사실이다.
상처나 아픔이나 쓰라림은 그때 그 시간의 파편들이다.
그때는 감히 지금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현재는 지금의 소유다.
지금이야말로 가장 단단하다.
'관계의 물리학' 중에서 / 림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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